밤은 깊고, 그 어둠 속에서 세상은 숨을 죽인 채 잠들어 있다. 그 순간, 어딘가에서 아주 희미하게 새벽빛이 터져 나온다. 고요한 대지 위로 첫 빛의 실타래가 풀리며, 어둠을 부드럽게 찢어낸다. 그 빛은 마치 먼 곳에서 전해오는 숨결처럼, 처음에는 너무도 조용하고 소박하게 다가오지만, 이내 거대한 물결처럼 하늘을 덮어간다. 동쪽에서부터 서서히 번져오는 푸른빛, 그 뒤를 따르는 자줏빛의 속삭임, 그리고 이내 세상을 물들일 주황빛의 여명. 하늘은 붓질하는 화가의 손끝에서 춤을 추듯 색으로 물들어간다. 새벽빛은 그저 빛이 아니라,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우주의 예술이다. 새벽은 늘 어둠과의 경계를 허문다. 그 고요한 빛의 파장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속에서 모든 것을 움직인다. 어둠에 묻혀 있던 것들이 서서히 빛을..